일본 만화 원작으로 제작된 넷플릭스 시리즈 '방랑의 미식가(samurai gourmet)'의 줄거리, 리뷰, 해외평점을 순차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줄거리
평범한 남성 가스미 다케시는 샐러리맨으로 살아오다 60세에 정년퇴직을 합니다. 직장생활에 지친 그는 은퇴와 동시에 정처 없이 떠도는 무사처럼 방랑하며 미식의 세계로 떠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얻은 자유에 어쩔지 몰라합니다. 습관처럼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다 놀라기도 합니다. 꽃에 물을 주고 독서도 하고 산책을 하지만 모든 게 어색하기만 합니다.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그는 평일 대낮에 마시는 맥주의 맛이 궁금합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생각도 못했던 일탈입니다. 무사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로 다짐한 그는 맥주를 시킵니다. 낮에 마시는 맥주의 맛은 새롭게 펼쳐질 그의 정년을 눈 뜨게 합니다. 다음날 아내의 권유로 취미 생활을 만들고 싶은 그는 일단 조깅에 도전합니다. 오랜만에 달린 그는 힘들어합니다. 배가 고파진 그는 라멘이 먹고 싶고 싶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식당은 줄을 서야 합니다. 그는 손님이 없는 식당에 들어가지만 불친절한 주인, 비위생적인 테이블의 모습에 식당에 들어온 걸 후회합니다. 빨리 나온 음식은 미지근하고 맛도 없습니다. 식사를 하는 자신의 앞에서 주인은 TV를 시끄럽게 틀고 담배를 피웁니다. 참지 못한 그는 당당한 무사처럼 주인을 꾸짖고 싶지만 결국은 말도 못 하고 나옵니다. 아직은 무사처럼 행동할 수 없는 자신을 한탄하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는 아내가 끓여준 정성스러운 라멘을 먹고 기뻐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다른 날, 지방에 있는 친구의 집에 방문한 그는 바둑을 두다 막차를 놓치게 생겼습니다. 급하게 뛰어가던 그는 넘어집니다. 내일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이렇게 빠듯하게 살아야 하는 생각에 그는 근처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습니다. 다음날 바다가 보이는 아침 풍경을 보고 어두울 때 보지 못했던 생동감을 느끼게 됩니다. 60세가 되도록 혼자 여행하고 외박해 본 적 없던 그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산지에서 바로 먹는 해산물은 더 맛있고 신선합니다. 어릴 때 싫어했던 생선이 지금은 너무 맛있습니다. 어린 시절처럼 먹고 싶은 만큼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그는 행복해합니다. 하루는 조카와 함께 식사를 합니다. 술을 시키는 조카를 보며 어른이 된 조카가 낯섭니다. 먹기 전 사진을 찍느라 한참을 기다리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조카와 친해지기 어렵습니다. 조카는 취업을 하지 않고 음악을 하고 싶은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은 아빠가 밉습니다. 인자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가스미를 보고 조카는 자신의 아빠와 제대로 얘기해 보겠다고 합니다. 그와의 식사로 조카는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 계기를 가졌습니다. 그 이후 가스미는 엑스트라도 하고 옛 분위기의 카페를 찾아 독서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건강검진 결과를 걱정합니다. 아무 이상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혼자 낡은 선술집에서 자축을 합니다. 단골이 많은 선술집은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곳에서 먹은 두부조림과 참치회, 닭튀김은 그의 마음을 달래줍니다. 술에 취해 무례하게 구는 손님에게 가스미는 처음으로 그만하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는 일에 익숙하지 못했던 그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자 낡은 선술집 지붕에서 물이 샙니다. 손님들은 익숙하다는 듯 우산을 펼치고 술을 마십니다. 낡지만 아늑한 선술집에서 가스미는 따뜻함을 느끼며 기분 좋게 술을 마십니다. 다른 날 가스미는 백내장 예방으로 의사가 선글라스를 쓰라고 권유합니다. 하지만 가스미는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게 창피합니다. 문구점에서 만년필을 구매하고 분위기가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런치를 먹기로 합니다. 평소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는 것도 즐겁습니다. 맥주를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깁니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선글라스를 벗습니다. 자신이 시킨 맥주도 창피합니다. 다른 테이블에는 모두 와인이 놓여 있습니다. 메뉴의 이름은 어렵고 딱딱한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들지만 음식은 맛있습니다. 가스미는 스스로에게 식사 예절을 강조하며 소리를 내지 않고 음식을 빨리 먹지 않으려 애씁니다. 품위 있게 격식을 차려 먹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이 식사를 즐기게 하지 못합니다. 그는 마음을 내려놓고 식사를 하자 음식의 맛이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편하게 먹지 못하는 자신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를 얽매고 있다고 반성하며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아내의 심부름으로 집 밖에 나온 가스미는 지나가는 길에 어린 시절 좋아했던 크로켓을 발견합니다. 갓 튀겨낸 크로켓과 맥주를 마시고 싶지만 대낮에 맥주를 사려니 눈치가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캔맥주를 사 크로켓과 함께 먹기로 합니다. 먹을 장소를 찾던 그는 미지근해져 가는 맥주보다 남의 시선이 신경 쓰입니다. 그 순간 떠돌이 무사라면 남의 신경은 쓰지 않고 음식을 먹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가스미는 맥주와 갓 튀긴 크로켓을 맛있게 먹기 시작하며 대낮의 어른의 군것질시간을 뿌듯해합니다. 가스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크로켓을 다시 구매합니다. 귀가하는 그의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하루는 아내와 영화관에서 영화를 봅니다. 영화 관람 후 아내는 그녀의 약속에 가고 가스미는 혼자 남겨집니다. 혼자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적당한 식당을 찾다 괜찮아 보이는 숯불고치구이집에 들어갑니다. 음식은 맛있으며 옆에 앉은 흰머리의 신사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외국인 손님이 들어오고 영어를 하지 못하는 종업원을 대신해 가스미는 통역을 해줍니다. 그곳의 주인은 프라이드가 상당합니다. 자신의 방식으로 장사를 해오던 주인은 외국인 손님이 못마땅합니다. 손님이 정해지지 않은 방식으로 음식을 먹으려 하자 주인은 화를 냅니다. 종업원은 가스미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가스미는 화를 내는 주인장이 무서워 피합니다. 그 순간 흰머리 신사가 주인에게 정중하게 음식은 본인의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게 해 달라 합니다. 딱딱하게 얼어붙었던 가게의 분위기를 바꾸고 신사는 사라집니다. 가스미는 흰머리 신사를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자신의 방법으로 남은 음식을 먹고 만족합니다. 그동안 직장생활로 소홀했던 아내와 결혼기념일을 맞이해 데이트를 합니다. 아내에게 선물을 하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다 익숙한 어묵집을 갑니다. 항상 먹던 메뉴만 시키던 그는 아내가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는 모습에 자신도 새로운 메뉴에 도전합니다. 새로운 메뉴도 맛있음을 느끼고 도전하는 자세가 기분 좋음을 느낍니다. 아내와의 시간에 서로에게 감사하며 그는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정년을 즐깁니다.
리뷰와 해외 평점
2017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방랑의 미식가'는 1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편당 약 20분의 짧은 상영시간으로 가볍게 보기 좋습니다. 일본의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제작진의 제작이라 예고편부터 시선이 갔습니다. IMDb 8.1/10의 높은 평점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샐러리맨으로 살던 시절의 가스미는 톱니바퀴 같은 생활을 해왔고 그것에 대해 불만을 느낀 적도 없습니다. 60세라는 나이에 비로소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가집니다. 하지만 행동이나 말을 할 때마다 법이나 관습에 얽매여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얽매고 있음을 발견한 그는 비로소 한 걸음 나아가야 함을 느낍니다. 환상 속의 동반자인 사무라이는 그의 인생에 새로운 영감을 주며 그가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처음에는 어쩌지 못했던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알게 됩니다. 현대사회에서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인생의 무거움을 내려놓고 즐기려면 정년퇴직까지 가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도 했지만 현실을 즐기고 지금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게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나도 스스로에게 엄격한 잣대를 대기 전 스스로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지금 현재를 즐기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잔잔한 스토리와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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